<광주광산 우체국 故정찬우 집배원을 추모하며>
계속되는 집배원의 죽음, 우정사업본부는 외면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집배원 안전대책=인력증원”을 즉각 실시하라!
2014년 10월 28일 오후 2시경 광주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교차로에서 일어난 사고로 우리는 故정찬우 집배원(43)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고인과 그의 동료들이 담당했던 지역은 수완지구, 하남산단, 비아동 구역으로 공장이 밀집해 있어 업무부담이 크고, 대형화물차의 통행이 많아 늘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었습니다.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었다는 말이 사무치게 가슴을 칩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들이 장시간-중노동에 시달리고 있어 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말에 ‘(통상)우편물이 줄어 업무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규모가 더 큰 택배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부담은 오히려 늘어났지 줄지는 않았습니다. 故정찬우 집배원도 우편배달이 끝나고, 택배를 배달하기 위해 적치장으로 이동하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통상우편물이 감소했다는 수치만으로 집배원들의 노고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사고의 원인이 “집배원들의 부주의”에 있다며, “안전교육 강화”를 대책으로 내세웠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집배원들이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우체국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는지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합니다. 부족한 인력, 과도한 물량, 배달을 마치지 못했을 때 개인에게 돌아오는 질타가 집배원들을 ‘부주의’하게 만든 것 아닙니까? 우정사업본부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을 100% 모두 지키면서 일하려면 지금보다 2배의 인력을 증원시켜야만 가능합니다. 또한 교통사고 뿐 아니라 뇌심혈관계질환, 근골격계질환도 심각한 상황에서 집배원들은 늘 죽음 앞에 서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약속한 1000명 증원도 못 지키면서, 집배원들이 부주의했다는 말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습니다.
아침에 함께 커피마시며 웃고 이야기하고 인사를 나눴던 동료가 잠시 후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는 일을 우리는 언제까지 겪어야 합니까. 더 이상 나의 소중한 동료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이에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는 요구합니다! 집배원이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는 안전대책은 <선(先) 인력증원, 후(後) 안전교육>입니다. 구차한 변명 대신,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앞서 떠나간 고인들을 위하는 길입니다.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는 모든 집배원들이 안전하게 일하는 날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2014. 10. 30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