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일제강점기 매춘현상5 - 창기와 질병 2015·04·24 14:25
 
 

[편집부]


빈곤층 성노동자들, 질병관리의 대상으로

일제강점기 아래 빈민의 딸들이 처한 상황은 일본이나 조선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들은 가진 거라곤 몸뚱이 밖에 없는 열악한 처지에서 먹고살기 위해 성노동으로 발버둥 쳤다. 대부분은 불가항력적인 자발적 선택이었고 때로는 꼬임에 넘어간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크게 보면 자본과 제국과 그 하수인들이 강제한 것이었다.  

1910년 한일합방까지 조선에 들어온 일본의 해외 원정 성노동자들(가라유키상)은 4093명에 달했다. 이후 1930년에는 조선인 창기가 4885명, 1942년에는 일본인이 3810명, 조선인이 7942명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빈민 여성들의 창기 유입 증가는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악화일로에 있던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일제는 1904년 서울 충무로 쌍림동 일대에 7000평 정도의 땅을 매입, 일본의 유곽 시설을 본뜬 신정(新町)유곽을 만들어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창기들은 곧 질병관리의 대상이 된다. 당시 매독은 특히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었다. 해서 일제는 소위 화류병에 대한 진료에 나섰고 환자는 영업을 못하게 막았다. 


               


가공할 화류병
경성 신정에서만 환자가 1천여 명 

신정 유곽에는 해마다 창기가 늘고 이에 따라서 해마다 화류병도 늘어 간다. 신정 창기병원에서 조사한 화류병 통계를 보면 대정5년(1916년)에 705명이던 것이 대정10년(1921년)에는 1024명이나 된다. 

이것을 사계절로 나누어보면 봄철과 여름철이 가장 많고 겨울이 가장 적으며 병의 종류로는 임질이 제일 많고 매독이 제일 적으나 검사를 할 때에 매독이 잠복한 것까지는 검사하지 아니함으로 발견되지 않는 듯하다. 

이것으로 보면 소위 공창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오, 검사라는 것도 그리 믿을 것이 아닌즉 깊이 주의할만한 무서운 일이라 하겠더라.    

[동아일보 1922. 5. 1]


[소개글] 한국인권뉴스는 ‘역사 제대로 보기‘ 작업의 일환으로 일제강점기 아래 매춘현상을 찾아 그 실태를 시리즈로 노동자민중의 관점에서 추적한다. 기사를 옮김에 있어 가급적 당시 문장에 충실하되 이해를 돕기 위해 현대어와 뜻풀이를 함께 사용했다.

[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