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독재 연재 1-공화국을 훔친 도적, 삼성권력(저자서문 책머리에)

 

삼성독재 저자 이종보, 출판사 빨간소금

삼성권력 80년 민주주의를 지배하다

 

노무현을 무너뜨린 삼성

문재인정부가 청산해야 할 삼성과 권력의 동맹사!

 

삼성권력을 해체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아직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공화국을 훔친 도적삼성권력(저자서문 책머리에)

 

민주공화국은 주권재민에 기초한 사회 연대적 가치를 표방한다.

 

민주공화국의 이념에 따라 애초에 기업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사회적 가치의 테두리 안에 있었다기업은 사회를 이길 수 없었다하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서는 기업의 이익이 사회적 가치를 대체했다

 

국민의 모든 역량이 기업을 위해 총집결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이렇게 세상이 뒤집어진 까닭은 기업이 기업 자체로 그치지 않고 권력이 된 데 있다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권력이 된 것은 아니었다한국 사회에서는 재벌만이 권력 집단으로 도약했다.

 

그중에서도 삼성이 독보적이었다하지만 삼성이 지배하는 세상은 국민이 삼성에 걸었던 기대만큼 찬란하거나 아름답지 않았다우리는 극단적 보수정부의 끝자락에서 삼성권력이 몰고 온 경악스런 파국을 몸소 체험해야만 했다.

 

지금 한국 민주주의의 모양새는 답답하기만 하다이런 때일수록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어섰는지 되짚어봐야 한다삼성이 권력으로 성장해온 역사를 비판적으로 되짚지 않고서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조금도 전진시킬 수 없을 것이다.

 

삼성권력은 독재정권과 동맹 관계를 만들며 탄생했다삼성은 원조 물자 배분을 시작으로 수입 면허수출보조금세금 감면금융 대출에서도 특혜를 받았다독재정권은 시민과 노동자의 의사를 철저히 배제하는 비민주적 방식으로 시장경제를 운영했고삼성은 민주주의 에서 최고통치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며 시민사회에 지배력을 행사했다

 

삼성에게 부정축재자매판자본독점자본가 등의 비판이 쇄도했지만국가의 정치체제가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삼성은 사회 위에 군림할 수 있었다.

 

재벌과 독재정권의 동맹에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은 민주정부 수립에 목을 맸다

 

민주정부가 시장질서를 공정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민주정부 수립 이후 해방된 것은 시민뿐만이 아니었다재벌도 해방되었다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억압하던 국가권력이 사라지자 재벌 또한 더욱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민주 정치를 금권 정치로 전락시켰다.

 

민주화 이후 두 번의 개혁정부가 탄생했지만 이들도 민주화운동세력이 갈망하던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질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오히려 삼성과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개혁정부의 재벌 개혁 실패와 맹목적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 추종에 힘입어 보수정치세력은 두 번에 걸쳐 선거를 통해 재집권에 성공했다삼성과 긴밀하게 결탁한 보수정부는 시장질서의 왜곡을 방조하는 것을 넘어 삼성이 저지른 범죄마저 말끔히 세탁해주었다그렇게 삼성은 민주주의에서 해방되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정권 교체에도 삼성권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권력은 개혁정부나 보수정부그 누구와도 짝을 이루며 확고하게 민주주의 체제에 안착했다삼성은 주기적인 선거로 바뀌는 정치권력의 뒤편에서 세상을 조종했다반면 시민은 여전히 독재 대 반독재의 낡은 프레임에 갇혀 삼성에 의한 민주주의 왜곡에 세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그러자 삼성권력이 새로운 지배구도를 만들었다바로 삼성독재였다아이러니하게도 삼성독재 민주화 이후 만들어진 것이다.

 

민주화 이후 삼성이 정치권력과 관계 맺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졌다독재정권 시절에는 오로지 최고권력자의 힘에 기생해 특혜적 배분을 받으려고 했다면민주화 이후에는 국가권력이 민주적으로 분산된 틈을 파고들어 법과 제도문화를 바꾸었다. 

 

삼성은 전문적 자율성을 지닌 행정 관료를 포섭하고정당 활동의 자유를 누리는 국회의원에게 로비를 벌여 정책과 법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었다그리고 검찰과 판사에게 영향을 미쳐 사법권의 독립을 지배를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

 

또한 언론 기관을 움직여 비판 여론을 차단했다급기야 삼성의 능력은 국가를 지배하고 재편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모든 권력기관이 삼성으로 향하면서 삼성은 사회 위에서 호령하는 독보적인 권력이 되었다민주공화국이 무너지고 이른바 삼성왕국이 되었다.

 

빼앗긴 공화국에도 봄은 오는가

 

이 책에서는 삼성권력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삼성의 정치적 사회적 실천을 통해서 살펴본다그동안 삼성의 역사는 경영 실적에 대한 화려한 수사로 그려진 경향이 짙다그리고 그에 맞서는 비판 이론은 삼성이 지닌 독점적 경제력에만 주목해 사회 현실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데 미흡했다

 

이런 경향들은 삼성이 태초부터 정치적 기업으로 조직되고 다양한 정치적 실천에 따라 권력이 된 역동성을 간과했다그 결과 삼성권력에 대한 제대로 된 실체 파악나아가 재벌 개혁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하지만 삼성을 정치적 기업으로 보면 삼성권력이 국가적 문제가 된 까닭뿐만 아니라재벌 개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삼성은 정치적 실천에 힘입어 민주공화국을 국민의 품에서 빼앗았다

 

삼성은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도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특유의 소유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이 구조를 3대에 걸쳐 세습하기 위해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로 이름을 바꾼 정치적 조직을 통해 시장경제를 왜곡했을 뿐 아니라법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가치를 뭉갰다

 

삼성의 정치적 조직은 정 관계법조계언론계를 향한 로비를 진두지휘했다비서실은 대그룹 삼성의 경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그룹 총괄 조직이라기보다는 소유 지배 구조를 지켜내기 위한 관리 조직이었고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조직이었다때로는 시민사회의 끊임없는 저항 탓에 경영 쇄신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본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었다오히려 앞으로 어떤 조직적 형태를 통해 지배를 강고하게 유지할지 기대감마저 들 정도다.

 

삼성에 의해 국가기관은 사적 이해가 지배하는 공간이자 체제로 바뀌었다.

 

 삼성과 국가권력기관은 회전문으로 연결되었다정책결정자는 국가권력에 종사하면서 얻은 정보를 갖고 삼성에 취업했고 삼성 출신 고위 간부들은 국가권력기관에 들어갔다그렇게 사적 부문과 공적 부문의 경계가 흐려졌다더욱이 삼성이 세습을 위해 불법 혹은 편법 행위를 일삼는 과정에서 국가기관의 공적 임무가 부패했다

 

삼성에 의한 국가권력 사영화는 정치권력자들의 영혼을 바꿔놓았다그러자 국가권력기관에 들어가 이권을 챙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자가 많아졌다그렇게 삼성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왜곡할 정도로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또한 삼성이 관여하는 정책과 제도문화가 더욱 다양해지면서 우리는 삼성에 감염되었다삼성은 우리 사회의 욕망을 표현하는 위대한 신이 되었다

 

공적 가치로 충만했던 주택교육의료 등에서도 삼성이 제공하는 생산품에서 그 의미를 찾게 되었다삼성의료원에서 치료받는 게 꿈이 되었다. ‘삼성이 하면 다르다라는 삼성 근본주의가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어 한국사회가 지금껏 쌓아온 민주주의의 역사를 뒤집는 자본 혁명이 이루어졌다지독한 경쟁 사회에서 승자독식을 제일로 추어올리고 최고의 정점에 삼성을 위치 지움으로써 삼성의 지배를 허용했다그렇게 한국 사회는 삼성의 식민지가 되었다.

 

하지만 삼성의 지배는 완전하지 못했다삼성을 추앙하는 사회였지만 삼성 지배의 정당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사건이 끊임없이 터졌다특히 삼성중공업 관련 기름 유출사고삼성서울병원에서 확산된 메르스 사태삼성노동자 직업병 집단 발병 사건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였기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삼성왕국을 위협했다

 

기름 유출 사고는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무책임한 기업임을 확인시켰다

 

메르스 사태는 삼성에 대한 국가의 맹목적 믿음이 공공의 안정을 해치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현실로 증명했다

 

삼성 노동자 직업병 집단 발병 사건은 삼성 성장 신화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는지를 보여주었다.

 

더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삼성에 의한 권력 사유화는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었다삼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삼성권력의 정당성도 흔들렸다사회운동세력은 삼성의 범죄 앞에서 비판을 멈추지 않았고정치권이 나서서 삼성권력을 해체하라고 촉구했다그러나 제도 정치권은 삼성권력으로 인해 신음하는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지 못했다시민이 다시 정치를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시민의 운동 정치가 제도 정치의 혁신을 이뤄내 삼성권력을 정치 과정에서 몰아내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이것은 길고 지루한 정치적 싸움이 될 것이다하지만 시민 정치가 되살아날 때 민주주의는 희망의 언어가 될 수 있다.그래서 말하고 싶다거대한 괴물에 맞서 촛불을 든 민주 시민의 실루엣은 아름답다고!

 

끝으로 이 책을 기꺼이 출판하고 꼼꼼하게 편집한 빨간소금 식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이 책의 출판을 위해 일해준 이름 모를 모든 노동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