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사건 관련, 정신건강의 봉직의협회 입장에 대하여 2018·10·29 11:08
 

한국휴머니테리안연대

[논평]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관련, 정신건강의 봉직의협회 입장에 대하여


지난 20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청원’에 대해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이하 봉직의협회)가 입장을 발표했다.

100만 명을 돌파(24일 현재)한 이 청원에서 청원자는 "뉴스를 보며 (사망한)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고, 또 심신미약 이유로 감형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같은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느냐"고 엄중 처벌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봉직의협회는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과 심신미약상태는 다른 의미라는 점 △심신미약상태 결정은 전문의 진단과 정신감정을 거쳐 법원이 판단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피의자는 심신미약의 여부는 물론, 정신감정을 통한 정확한 진단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자의 범죄행위가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라거나, 우울증과 심신미약을 혼동하여 마치 감형의 수단처럼 비추어 지는 것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이들에 대한 또 하나의 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봉직의협회의 관점이다.

25일 인천에서 한 50대 남성이 알지도 못하는 길 가던 행인 두 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한 명이 중태에 빠진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10년 넘게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이었는데, 그간의 정신질환 관련 사건사고를 보면 조현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잘 알려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2016.5)에서부터 동대문구 노모 살인미수사건(2017.3),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2017.4), 오패산터널 경찰관 살해사건(2017.10), 수원 팔달구 계모 살해사건(2017.12) 등이 조현병으로 확인된 대표적인 경우이다.

물론 대검 범죄분석 보고서에 나타난 것처럼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 범죄율의 10%에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강남역 사건과 같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성대상 강력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중증 정신질환자 조기 발굴 체계와 강력한 환자 관리 방안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여성·인권·노동 관련 시민단체 50여 곳은 “정신질환자를 범죄자로 낙인찍어 사건의 원인을 정신질환자에게 전가한 것에 대해 사죄하라”며 종합대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사실 정신질환자와 일반 시민 모두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면에서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강남역 사건의 경우 범인이 조현병 환자가 약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음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계는 ‘남성’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여성’의 피해자 중심주의 기조 아래 혜화역에서 광화문까지 연속 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정신질환자와 일반 남성에 대한 일반화한 낙인이라는 점에서 상호 모순된다. 특히 여성계는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에서 보듯 여성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고는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치료받아야 하는 정신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받게 하고 처벌받아야 할 범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고 정리한 봉직의협회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제반 사회적 현상은 호불호나 찬반이 아닌 분석의 대상이다. 따라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서처럼 정신질환 및 심신미약과 관련된 제 사건사고에는 반드시 정신분석학적인, 사회심리학적인, 그리고 예방의학적인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원인 탐구 없는 엄벌 위주의 포퓰리즘으로 세상이 결코 개선되지 않음을 익히 알고 있다. 따라서 모든 청원이 청와대를 향함으로써 발생하는 권력집중 및 성과 관련된 법제도 강화만으로는 아무런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2018.10.29.

한국휴머니테리안연대 (휴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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