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리뷰] 성노동의 범죄화는 폭력을 정당화한다 2018·12·20 18:08
 

나수열(성담론 활동가)

구매자 처벌 중심 '노르딕 모델'은
오히려 성노동자들을 더 위험에 빠트려

성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UN성차별철폐위원회, UN보건기구, UN여성기구는 2013년부터 성노동의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국제인권기구의 양대산맥인 휴먼라이츠와치는 2013년부터 성노동 합법화를,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는 2014년부터 ‘완전비범죄화’를 각국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11일자 『가디언』지에 실린 평가보고서「성노동의 범죄화는 폭력을 정당화한다 」제하의 기사이다.

  

성노동이 범죄화된 나라에서 성노동자들은 건강, 폭력, 학대 등 열악함으로 고통을 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런던 보건·열대의학계(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 연구자들에 의하면 경찰에 의한 체포, 감금, 퇴출 등의 억압정책으로 고통 받는 성노동자들은 고객으로부터 3배 이상의 성적, 육체적 폭력을 경험하며 2배 이상의 HIV 감염과 또 다른 성병 전염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의해 적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성노동자와 고객들은 양자 간에 협상할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더 위험한 만남을 갖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성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은 성노동이 범죄화된 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구매자 처벌 중심의 스웨덴식 노르딕 모델을 시행하고 있는 캐나다 등지에서도 여전히 노출 위험도가 높다.

PLOS 의학보고서는 공중보건위생학 교수인 루시 플랫(Lucy Platt)과 공중보건사회학 피파 그렌펠(Pippa Grenfell) 교수가 33개국 데이타 자료를 분석했고 여기 연구에 참여한 성노동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 결과이다.

캐나다는 2014년 반매춘법(*성매매 단속법 위헌판결)에서 구매자 처벌 중심의 노르딕 모델법을 통과시켰으나 이는 오히려 성노동자들의 삶을 더 위험하게 빠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성노동자들은 “그들은 우리를 위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법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들이 만든 법은 우리를 은둔하게 했으며 고객과 가격이며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상호 협상통로를 차단한 꼴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노상에서 고객을 찾아야 하는 또 다른 캐나다 성노동자의 말 “날씨가 추울 때 서로의 안전을 위해 창문 너머 협상키 어려워 차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 고객인 남성이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곧바로 입안에 뭘 집어넣고 성폭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아이슬란드, 북아일랜드, 노르웨이, 아일랜드, 스웨덴 등은 고객을 범죄화하는 노르딕모델을 취하고 과테말라, 멕시코, 터키, 미국 네바다주는 성노동을 일부만 비범죄화 하나 이는 어떤 이들에겐 더 좋은 조건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노동자들에겐 여전히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한다.

영국의 한 남성은 “가장 이상적인 조건은 공동구역(shared premises)에서 일하는 것이다.  이는 성판매자나 구매자가 우호적인 의식을 가지고 더 안전한 상태에서 만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뉴질랜드는 여전히 이민자에겐 불법이지만 2003년에 성노동을 비범죄화한 유일한 국가이다. 뉴질랜드에서 성노동자들은 고객을 거절할 권한을 갖게 되고 콘돔 사용을 요구할 권한이 주어진다. 매일 밤 경찰들이 순찰할 때는 성노동자의 등록증과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한다.

공중보건사회학 피파 그렌펠(Pippa Grenfell) 교수는 “성노동의 범죄화는 폭력을 정당화시키며 젠더, 인종, 경제적 그리고 여타 불평등을 강화한다”고 말한다.

성노동자들이 직면한 불평등, 사회적 낙인, 배척 등을 해결하는데 더 폭넓은 정치적인 지지와 정치 지도자들의 관심은 필수적인 요소로 보인다. 범죄에 대응하는 정의구현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보건, 가정폭력, 주거, 복지, 고용, 교육 그리고 이민분야에서도.

[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