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민중항쟁을 겨냥해 중국 지배자들이
서방 지배자들에게 “법치” 수호에 공동으로 나서자고 호소하다
집권 스탈린주의 당 중앙기관지가 정권의 반혁명적 입장을 되뇌다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 2019년 10월 30일, www.thecommunists.net
며칠 전 우리는 중국의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이 전 세계적 계급투쟁 물결을 비난한 것에 대해 보도했다. 홍콩에 파견된 베이징 정권의 고위 대표자가 홍콩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대중시위를 “사스보다 더 나쁜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그냥 놓아두면 이러한 전 세계적 민중항쟁이 “문명 전체를 재앙에 빠뜨릴 수 있고 어느 나라도 그로부터 면역 상태로 남아 있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1]
어제 29일, 중국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이 이러한 반혁명적 입장을 또 다시 표명했다. <<글로벌 타임스 (환구시보)>>의 사설을 통해서다. 이 일간신문은 집권 중국공산당 중앙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판 국제지(紙)다. “홍콩의 폭도들이 서방에 나쁜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제목 하에 이 사설은 글로벌 계급투쟁 물결 ㅡ 홍콩에서 칠레까지 ㅡ을 공동의 적으로 인정할 것을 서방 제국주의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2]
사설은 그 첫 문장부터 베이징의 자본가 정권이 세계 전역의 민중궐기에 대해 바리케이드 반대편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홍콩의 폭도들은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나쁜 본보기를 남기고 있다. 영국의 런던, 스페인의 카탈루냐, 칠레의 산티아고 같은 도시들은 최근 과격 폭력시위 및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치 상황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자신들의 땅이 홍콩식 "색깔 혁명"에 면역력이 있다고 습관적으로 믿는 모양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한 세계화 시대에는 서로 다른 지역들의 젊은이들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지속적으로 이 면역 상태를 깨뜨려 왔다. 주제와 구체적인 법질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런던, 카탈루냐, 산티아고의 젊은이들은 짧은 시간 내에 홍콩 폭도들의 전술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모방하여 자국 내의 법치와 사회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법치가 한 곳에서 파괴되면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모방자들은 홍콩 폭도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자신들도 당연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길 것이다. 홍콩의 법치가 훼손될 수 있다면 그들 나라의 법치 또한 훼손될 수 있다.”
이 도입부는 이미 사설의 중심 테마를 보여준다.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법치”를 수호하라! (지배계급 아니랄까봐, 800 단어가 채 안 되는 글에서 “법치”라는 반동적 문구가 여덟 번이나 반복된다!)
“법치”가 지배계급, 즉 부르주아지가 자신이 만든 법으로 인민을 지배하는 것을 뜻한다는 것, 법이 계급을 초월해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이해에 봉사한다는 것을 여기서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맑스는 <<자본론>> 3권에서 조금도 헷갈릴 일 없이 이 점을 아주 명확하게 밝혀주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기서도 기존 질서를 법으로 승인하고 관례와 전통을 통해 주어진 한계를 법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사회의 지배층에 이익이 된다는 것은 더욱 더 분명하다. 그런데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이것은 기존 질서의 토대 및 그 근본적 관계의 끊임없는 재생산이 시간이 지나면서 규제되고 질서 있는 형태를 띠는 순간 저절로 따라온다. 그리고 그러한 규제와 질서는 그 자체가 어떤 생산양식에서든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들이다. 그 생산양식이 한낱 우연과 자의성으로부터의 독립과 사회적 안정을 취하려면 말이다.”[3]
지난 몇 주에 걸쳐 우리가 여러 문서에서 상세히 설명했듯이, 전 세계적인 계급투쟁 상승은 세계정세의 극적 전환의 일부다. 우리는 “전(前) 68” 국면, 달리 말해서 일종의 68혁명의 전야에 들어갔다.[4] 독자들 중 윗세대는 1960년대에, 즉 전 세계적인 청년 급진화 시기에 자본주의 지배자들이 젊은 것들이 더 이상 "사회의 가치와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한탄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중국 지배계급 제국주의자들은 정확히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홍콩의 극단적 사회운동은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어 서방 국가들에서 복제되었다. 이는 전 세계 법치의 가치와 권위 하락을 촉발시켰다"고 투덜거린다.
사설은 서방 제국주의자들에게 “법치와 다자간 세계무역질서의 핵심 가치를 공동 수호하자”고 간청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위험하고 과격한 패턴은 국가 간 정상적인 경쟁의 합리적 과정이 아니라, 서방의 극단적인 매파와 정보기관이 지배하는 반세계화 게임이다. 그들은 이러한 극히 비윤리적이고 부도덕한 범죄적 방식으로 정상적인 글로벌 경쟁 질서에서 잃은 이익을 되찾고자 극단적인 폭동을 통해 글로벌 권력과 이익을 재편하려고 한다. 요컨대 극단적인 사회운동이 글로벌 협치와 법치에 미치는 악영향 앞에서 모든 나라의 정치 지도자와 국민은 냉철하고 의식적으로 법치와 다자간 세계무역질서의 핵심 가치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 홍콩에서의 이번 폭동과 그 여파가 가라앉은 뒤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법치의 핵심 가치를 소중히 여길 것이며, 오직 글로벌 협치와 공동 번영만이 세계화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분쟁을 해결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더욱 확신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이 모든 반동적인 쓰레기 언사들에 놀랄 필요는 없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권당의 형식적 헌신은 신약성서의 교의에 대한 가톨릭 주교들의 형식적 헌신이나, 코란의 교의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의 형식적 헌신처럼 어떤 의미도 지니지 않는 위선과 냉소일 따름이다!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중국이 이미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음을 오랜 동안 설명해 왔다.[5] 우리는 나아가 중국이 강력한 독점 부르주아지를 가진, 세계패권을 다투는 선도적 제국주의 강대국으로 굴기했음을 일련의 연구를 통해 상세히 제시해왔다.[6] 미·중 간 패권쟁투는 “이데올로기적 차이”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강대국들로서 서로 충돌하는 이해에 기초한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이전 영국과 독일 간, 또는 2차 대전 이전 미국과 일본 간 패권쟁투처럼 말이다.[7]
따라서 중국을 “사회주의” 국가 또는 “진보적” 국가라며 방어하는 스탈린주의자 “중국의 벗들”은 실제로는 중국 제국주의의 따까리들, 시종들이다. 그들은 바리케이드의 저편에 서 있다. 전 세계의 혁명가들은 노동자·민중 운동에서 이들의 영향에 맞서 싸워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서방 제국주의자들에게 “법치와 다자간 세계무역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하자고 호소하는 중국 지배계급의 행보를 보면서 2011년 봄 아랍 혁명이 시작될 당시 리비아의 장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한 비슷한 공개 호소가 생각난다. 이른바 “좌파, 반제국주의” 카다피는 민중항쟁 물결에 직면하자 이웃 튀니지에서 친서방 장기 독재자 지네 벤 알리 정권을 무너뜨린 대중시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온라인매체 <<일렉트로닉 인티파다>>는 2011년 2월에 카다피가 한 연설에 관한 다음과 같은 보도들 냈다.
“카다피는 태도를 바꿔 지네 벤 알리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는 벤 알리를 ‘지네 (Zine)’라고 칭했다. ‘나는 부르기바 [독립 튀니지의 초대 대통령]에서 지네에 이르기까지 아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내가 볼 때 지네는 튀니지의 최고 대통령이다. 그는 튀니지에 [경제 성장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준 사람이다. 나는 여러분이 그를 좋아하든 반대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여러분에게 진실을 말할 뿐이다. 여러분은 내가 이런 말을 한 것에 지네가 나에게 돈이나 영광이나 어떤 보상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그는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지만, 나는 여러분에게 진실을 말한다. 나는 보통 아랍 대중들에게 솔직하게 말하며 진실을 말해준다. 현재 지네보다 나은 사람은 없다. 내가 바라는 것은 지네가 2014년까지만 권력을 유지하는 것 [이것은 벤 알 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도피하기 전에 세 번째의 마지막 연설에서 한 양보/약속 중의 하나다]이 아니라 평생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알겠는가? 만약 지네와 가까운 사람이 부패했거나 지네 자신이 부패했다면 재판을 받아야 하겠지. 증거를 가지고 와서 심문해보라. 이것이 통상적인 절차겠지. 그러나 부패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나라를 불태우고 밤에 아이들을 죽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튀니지에 알라의 평안이 있기를.’” [8]
“좌파” 부르주아 독재자 카다피는 경쟁관계와 상관없이 그의 계급적 형제들은 지네 벤 알리 같은 다른 아랍 국가 지배자들이며, 시위에 나선 아랍 인민은 그들 공동의 적임을 이해하고 있었다. 이 점에선 강대국들도 동일하다. 제국주의 간 패권쟁투와 상관없이 중국 지배계급은 전 세계적 민중항쟁의 “바이러스” (“사스보다 더 나쁜”)를 봉쇄하고 제거하는 데서 미국 및 EU 지배계급과 이해를 공유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중국 지배자들의 최근 성명은 혁명가들이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RCIT가 반복해서 설명했듯이, 서방 강대국 (미국, EU, 일본)뿐만 아니라 새로운 강대국 중·러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정하는 것 없이 진정한 혁명적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을 건설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에 반대하는 기초 위에서 비로소 현재의 전 세계적인 민중항쟁과의 연대를 국제 사회주의혁명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혁명적 세계당을 건설하는 것이 가능하다. RCIT는 전 세계의 혁명적 활동가들에게 우리와 함께 그러한 혁명 세계당 건설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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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ichael Pröbsting: Beijing: Global Popular Uprising “Worse Than SARS”. Leading Chinese diplomat hysterically denounces the mass protests in Hong Kong and around the world, 25 Octo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beijing-global-popular-uprising-worse-than-sars/
[<중국 정부: 전 세계적 민중항쟁은 “사스보다 더 나쁘다.”>,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eijing-global-popular-uprising-worse-than-sars/ ]
[2] Tian Feilong: HK rioters set bad example for the West, Global Times, 2019/10/29 http://www.globaltimes.cn/content/1168385.shtml
[3] Karl Marx: CAPITAL, Vol. III, MECW Vol. 37, pp. 779-780
[4]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re We Nearing a New “68 Moment”? A massive upsurge of global class struggle in the midst of a dramatic shift in the world situation, 22 Octo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are-we-nearing-a-new-68-moment/; Another Great Recession of the Capitalist World Economy Has Begun. The economic crisis is an important factor in the current dramatic shift in the world situation, 19 Octo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another-great-recession-of-the-capitalist-world-economy-has-begun/ [ <자본주의 세계경제: 새로운 대공황이 시작됐다>,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another-great-recession-has-begun/ ]; The Gang Leaders of Western Counterrevolution Are Faltering. Some observations on an interesting historic moment in the world situation, 25 Sept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gang-leaders-of-western-counterrevolution-are-faltering/. 일반적 배경으로는 다음을 보라. World Perspectives 2019 document of the RCIT: World Perspectives 2019: Heading Towards a Volcanic Political Eruption. Theses on the World Situation, the Perspectives for Class Struggle and the Tasks of Revolutionaries, 2 March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perspectives-2019/
[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http://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number-4
[6] 제국주의 강대국으로서의 중국에 대한 RCIT의 분석으로는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중 별도의 하위 섹션에 모아놓은 문헌들을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중국과 강대국 패권쟁투에 대한 우리의 가장 업데이트된 분석을 다음 책자에서 보라.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January 2019. 이 책은 다음 온라인에서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7] 위에서 언급한 문헌 이외에 현 세계무역전쟁에 관한 일련의 RCIT 기사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내 별도의 하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8] 다음 글에서 인용했다. Nouri Gana: Libya’s tragedy, Gaddafi’s farce, The Electronic Intifada, 22.2.2011, http://electronicintifada.net/content/libyas-tragedy-gaddafis-farce/9814
[9] 이에 대해서는 우리의 공동성명을 보라. Joint Statement: For Revolutionary Unity in a World Full of Explosive Tensions! Call for an internationalist perspective in the struggle for a socialist future, August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rcit/for-revolutionary-unity-in-a-world-full-of-explosive-tensions/; [<폭발적인 긴장으로 가득 찬 세계에서 혁명적 통일단결을 위해 나아가자!>,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for-revolutionary-unity-in-a-world-full-of-explosive-tensions/ ] RCIT: Six Points for a Platform of Revolutionary Unity Today, February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rcit/6-points-for-a-platform-of-revolutionary-unity-today/ [<현 시기 혁명가연합 6대정강>,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6-points-for-revolutionary-un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