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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6호] 현대중공업 오종쇄 어용노조와 노사협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번호 38 분류   조회/추천 3383  /  343
글쓴이 노동자공동투쟁    
작성일 2009년 03월 29일 00시 13분 46초
어용노조는 2001년 5월 31일까지의 ‘고용안정’을 말한다



현대중공업 오종쇄 어용노조와 노사협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노동자공동투쟁



자본과 현대중공업 어용노조의 전격전


자본과 현대중공업 어용노조는 전격전을 수행하고 있다. 어용노조는 지난 2월 18일 경주 대의원 수련회에서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면서 뻔뻔하게 말한다. 위임도 교섭의 하나라고. 2월 25일 대의원대회에서는 임금협상 회사위임과 임금동결을 5분만에 통과시켜 버렸다. 어용노조의 전격전 행보에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라는 것도 없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연일 부르주아 언론의 칭송을 받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을 배워라’, ‘위기 시기에 아직도 파업인가’. 3월 4일에는 사내체육관에서 노사공동 선언 실천과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전 사원 결의대회를 열고 이를 어용노조의 기관지가 된 『참붓언론』에 자랑스럽게 선전하고 있다. 오종쇄는 3월 20일에 한 때 자신이 처벌을 요구하며 투쟁하던 정주영의 8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여,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당신의 말씀”, “세계경제 위기가 닥쳐오는 있는데 고인이 계셨더라면”, “위기를 기회로 노사가 힘을 합쳐 회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운운하였다.


현중 어용노조는 본격적으로 자본이 공세를 시작하기도 전에 스스로 무장해제하고 항복선언을 해버렸다. 어용노조는 2011년 5월 31일까지 2년 3개월 간의 ‘고용안정’을 말한다. 그러나 2011년 이후가 아니라 당장에 직면하고 있는 공황은 단체협약을 부도어음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노자가 맺은 단체협약은 ‘경영 사정’이 변하는 등의 ‘중대사안’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자본가가 이를 뒤집을 수 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존속되는 중에 발생하는 제반 불이익들 이를테면 무급휴직, 명예퇴직, 교육발령, 발령대기, 월차강요 등은 고용안정협약의 범위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더욱이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은 ‘당사자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관계의 해지’이므로, 보호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오종쇄는 노골적으로 말한다. “우리 입장에서 위임은 임금동결로 볼 수 있습니다. 만일 회사가 경영위기로 힘들어 삭감하겠다고 하면, 받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3월 7일 『부산일보』 강병균 지역사회부장과의 인터뷰 중에서) 이제는 임금동결로 인한 실질임금 삭감도 모자라서 명목임금까지 스스로 내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어용노조의 고용안정협약과 더불어 자본의 공격은 다각도에서 몰아쳐오고 있다. 사장과 임원진은 ‘임금’을 삭감하거나 반납하고 있다. 3월 19일 현중 사내하청업체 사장단들은 도급단가 동결을 선언하였다. 이들의 도급단가 동결은 곧바로 사내하청노동자의 임금동결로 이어진다. IMF 때와 똑같으나 좀 더 전투적인 양상이다. 저들은 자신들의 눈꼽 만큼의 ‘희생’을 근거로 ‘상생’과 ‘고통분담’을 강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대중공업 같은 대공장에서의 노자합의는 결코 단사차원의 굴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 미포조선에서도 임금협상 무교섭을 주장하는 어용의 움직임이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홍우 동지가 투신을 하고 김순진, 이영도 동지가 고공에서 처절히 싸운 그 투쟁을 밀실협상으로 정리하게 만든 배후에도 오종쇄가 있다. 현대미포조선 사측은 고공농성이 끝나자 최소한의 합의 이행약속도 뒤집어버렸다. 이런데도 미포조선의 어용세력은 ‘왜 우리는 현대중공업처럼 못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현대중공업과 발을 맞추고 있다. 삼호중공업에서도 어용세력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김병수 노조위원장은 오종쇄 지도부와 긴밀히 협조해 갈 것을 천명하고 있는 등 조선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또 조선업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임금동결, 임금삭감, 노사화합의 이데올로기가 닥쳐오고 있다. 한국 노총 산하의 SK에너지노조(이정묵 위원장)가 ‘임금동결’ 노사화합을 선언하였고, 노사협의체로 임금 협의를 하는 사업장인 성진지오텍, 삼성SDI, 삼성석유화학, 삼성BP 등 선박부품업체 4곳도 임금동결을 결의했다. 또 민주노총 산하 (주)NCC노조(김주석 위원장)도 임금동결 노사화합을 선언하며 울산지역에서 시작한 ‘노사화합의 훈풍’이 전국화되고 있다. 코오롱노조 위원장 김홍열, 인천지하철노조 위원장 이성희, 서울 메트로노조 위원장 정연수가 민주노총과 결별을 시도하며 노사화합의 흐름에 ‘당당하게’ 동참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전투적인 부르주아 언론이 민주노총을 흔들면서 띄우고 있는 ‘제3노총’의 흐름에 오종쇄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투쟁의 역사를 되살리자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노조의 깃발을 올리고, 식칼테러에 맞서고 골리앗투쟁으로 지켜낸 현중노조였다. 그 역사가 15년간 무쟁의 사업장으로, 마침내 임금협상까지 회사에 위임하는 어용의 역사, 굴종의 역사로 돌아간 것은 노동조합이 자본에 장악되어 함몰해 버렸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민주파 김인식 위원장 이후 자본의 노동조합 매수는 본격화되었다. 처음에는 대의원을 잠식해 들어갔다. 사측에 포섭된 대의원은 승진과 같은 자본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사측에서 지명하는 대의원이 늘고, 자본의 사조직이 노동자들의 단결을 무력화시켰다. IMF 당시 윤재건 집행부는 임금동결을 받아들였고, 2002년에는 사무국장의 비리사건이 발생한다. 2004년 탁학수 집행부는 박일수 열사의 투쟁을 배신하여 민주노총에서 제명되기에까지 이른다. 자본은 집행부까지 쥐락펴락하게 되고, 노사화합 이데올로기는 현장을 장악하였다. 이제 현대중공업은,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은 물론, 현장조직의 홍보물배포조차 사측에 장악된 대의원들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장으로 전락했다. 하청노조의 투쟁은 철저하게 고립되어 진행되고 산재로, 자살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투쟁의 구심을 되살리는 것은, 현장의 지도력을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장에서 어용노조의 백지위임의 성격을 적극적으로 폭로하고 실천을 조직해야 한다. <교섭권위임 반대와 노동자 고통전가를 반대하는 현장조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어용노조와 자본의 악선동에 공세적으로 맞서자. 저들이 ‘실체를 밝히라’, ‘노동조합을 흔들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하는 공격에 자본과 어용노조의 본질을 밝혀내며 어용노조 타도를 목표로 당당하게 투쟁하자.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에 원청 정규직이 연대하고 단결하자. 울산지역 동지의 공동대응을 전국적인 계급투쟁의 구심으로 삼자. 유례없는 대공황을 앞두고 있는 지금 개량과 실리의 물적인 토대는 조금도 없다. 자본의 공세에 전면적으로 대결하자. 바로 지금이 현중노조가 자본의 테러에 정면으로 맞서며 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투쟁의 역사를 복원하느냐, 역사의 반동의 치욕적인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느냐의 갈림길이다.



오종쇄의 반동적 행태는 역사가 기록할 것이다


“노동자가 사람 대접받는 세상에서 살고파”. 누구의 말인가. 바로 임금동결 백지위임으로 전국 노동자계급의 공분의 대상이 된 오종쇄의 법정최후 진술 제목이다. 어용노조 위원장 오종쇄는 누구인가? 현대중공업의 전신인 현대엔진의 해고자였고, 한때는 권용목과 함께 사측의 복직불가 1~2순위를 다투던 노동운동가였다. 투사였던 시절 오종쇄의 법정 최후진술을 보면서 과연 그때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하자. 1980년대 법정에서 오종쇄는 말했다.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절대권력을 누리고 있던, 전근대적인 현대그룹 경영주들”. 현재도 배당수익만으로 410억을 챙겨가는 정몽준의 독재가 자행되는 왕국이다. “기업주들의 테러”. 백만 번쯤 양보해서 식칼테러가 자행되던 시절보다 용역 경비들의 테러가 좀 더 교묘해지고 악랄하게 세련되어졌다고 한 번만 봐주자. “야간작업, 철야작업을 하며 오십미터 간격으로 있는 연탄난로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야식시간에 야식을 먹으러 가는 것조차 접어두고 따뜻한 자리를 찾아들었던 게 우리의 현실이었습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 자신이 산재환자였기에 ... 중금속으로, 산업재해로 죽어가는데”. 지금도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에서 산재는 끊이지 않는다. 하청노동자는 과로사로 죽고, 후진하는 굴삭기에 치여 죽고, 트랜스포터에 깔려 죽고, 구조물에 끼여 죽고, LPG선 화재로 타죽으며, 비참한 삶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렇게 노동자들의 피를 말리며 성장한 회사에 노조가 생기고 월급 좀더 올려달라고 요구조건”. 아하! 이제부터는 달라진 것이 있다. 오종쇄가 이끄는 노동조합이 경영주의 입장을 굽어 살펴서 임금동결을 선언해 버렸다. “추운 겨울 주먹밥을 만들고 그 밥을 정확히 제 때에 전달하기 위해 중공업 정문 앞에서 어떨 때는 다섯시간을 떨며”. 동지가 싸주는 주먹밥을 받어 먹던 그가 ‘임급협상 회사위임, 임금동결’을 자본에게 먹기 좋게 싸서 입에 넣어주고 있다. 오종쇄는 ‘위기 때 투쟁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사기’라고 말한다. 자신이 투쟁해온 역사를 배반하고 자본의 떡고물을 받아먹으며 그들의 확성기가 되어 발언하는 것이야말로 사기가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그는 순수했던 노동운동이 변했다고 한다. 과연 무엇이 변했는가. 자본의 유혹에 넘어간 ‘투사’ 권용목은 뉴라이트의 ‘열사’가 되었다. 오종쇄는 제2의 권용묵이 되려하는가? 기다려라. 역사의 도도한 심판은 오종쇄의 행태를 남김없이 기록하여 단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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