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한 동맹’의 도발과 북의 단호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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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 고조되는 반도

지난 4월 5일 북은 인공위성을 발사했고, 4월 14일 미제국주의자와 그 졸개를 자임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은 유엔을 움직여 “발사를 비난하는” 안보리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명백한 강도 행각이다. 북은 즉각적으로 “힘에는 힘”이라는 논리로 6자회담거부, 핵처리시설 재가동, 그리고 다시 핵무기를 제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5월 25일 제2차 핵실험을(1차 핵실험은 2006년 10월 9일 시행) 단행하였다. 이에 대해 6월 12일, 유엔은 북에 대해 화물 및 해상 검색 강화, 금융, 경제 제재 강화, 무기금수 조치 확대 등의 대북제재조치를 결정했다. 그러자 다시 북은 미국독립기념일을 앞둔 7월 4일에 7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

한편 북의 2차 핵실험 다음날인 5월 26일 이명박 정권은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의 전면참여를 선언했다. PSI에 참여하면 북의 선박에 대한 강제검색을 하게 되는데, 검색에 불응할 경우 양측의 무력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이유로 북은 이미 지난 3월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한국의 PSI 참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밝힌 것이다. 그리고 북은 5월 27일 정전협정 무효를 선언하였다. 그 결과 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서해 5도에서는 국지전 내지는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이러한 국면은 4월 5일의 인공위성발사에 대한 미제국주의자들의 강도질에 대해 북이 굴종을 거부하고 맞서면서 조성되고 있다. 이것은 누구의 눈에나 명백해 보인다. 그런데 보수진영은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는다. 7월 13일 『중앙일보』 시론 ‘‘북핵 해법’ 처방전 바꿀 필요 있다’(김경수, 명지대 교수, 국제 정치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북핵문제가 갈수록 태산인 형국이다. ...

왜 그럴까? 이에 대한 해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인용자)과 관련한 내부 변수에서 우선적으로 찾아야 한다. 한마디로 좌고우면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방증이다. 김위원장의 후계자 옹립을 최단시간 내에 이루어 언제 일어날지 모를 유고에 대비, 권력의 공백상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선군정치의 ‘상징물’로 체제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이다.

미제국주의의 횡포에 대해 북이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유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내부 변수”에서 찾아야 한단다. 강도에게 저항하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 정신상태가 이상하군. 싸움이 일어난 이유는 저사람 정신 상태에서 찾아야 해’라는 격이다. 김경수 교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본인의 건강문제(특히 치매)에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번거롭지만 “선군정치의 ‘상징물’로 체제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라는 주장도 살펴보자. 7월 6일 『조선일보』 ‘북, 미사일에 3억불 넘게 써/ 그 돈이면 쌀 100만 톤 사는데’(유용원 군사전문기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자.

북 미사일의 정확한 가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 결국 바다에 대고 미사일을 쏘아대는데 올 들어 3억 5300만 달러 이상의 돈이 들어갔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3~4억 달러가 든 것으로 추정된 지난 5월 25일 제 2차 핵실험까지 포함하면 북한이 올 들어 한반도 위기 조성용으로 퍼부은 돈은 7억 달러 안팎에 달한다. 정부관계자는 ‘3억 달러만 해도 지난해 여름기준으로 국제시장에서 쌀 100만 톤을 사들일 수 있는 액수로 북한이 겪고 있는 식량난을 1년 정도 해소하고도 남는 규모’라고 했다.

북이 경제난 특히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며, 이것이 체제의 정당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김경수 교수의 주장처럼 “체제의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라면 북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돈을 쓰지 않고 식량을 사는데 사용했을 것이다.

치매기가 있어 보이는 김교수에 대한 반박은 이쯤하고 주제를 좀 바꾸어 보자. 유용원 기자는 악의적으로 “7억 달러 안팎에 달”하는 거액을 “한반도 위기 조성용으로 퍼부”었다고 왜곡한다. 그러나 “위기 조성용”으로 퍼부은 것이 아니라  미제국주의자들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퍼부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제는 북의 인공위성발사에 대해 도발함으로써 북의 200만 톤의 쌀을 빼앗아 바다에 던져버린 것이다. 사실 식량난에 허덕이면서도 거액을 바다에 던져버려야 하는, 강제된 가혹한 현실이 바로 북의 고통의 근본 원인이다. 한국전쟁 이후 무려 60여 년 동안 미제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엄청난 고통이다.

전망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고 국지적 충돌의 가능성도 높아지고는 있지만, 당분간은 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첫째 북이 핵무기제조능력과 이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 ‘강남호’에 대한 대응에서 보이듯이, 북의 핵과 미사일기술이 해외로 이전(이란, 시리아, 미얀마 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데, 이는 역으로 보면 북의 핵과 미사일을 미국이 상당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둘째는 현재 두 개의 전쟁에 버거워하고 있는 미국이 세 개의 전쟁을 벌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이슬람진영ㆍ이란과 대화를 추진하여 긴장을 완화시키고 있는데, 이라크에서 병력을 빼서 전세가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하기 위해서이다. 소강상태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라크에서의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다.

미국은 당분간 적어도 이라크, 아프간 전쟁이 마무리되기 전에는 전쟁을 새로 벌이지는 못 할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가능한 긴장을 높이고 장기화시키려 할 것이다. 그것이 북의 자원을 군비로 소모시켜 경제난을 악화시키고 체제붕괴를 유도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내적으로는 자국의 군수자본을 부양하는 방법이다. 『조선일보』 다음 기사를 보자.

또 북한의 핵 및 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비, 오는 2020년까지 이지스함 탑재 SM-6 요격 미사일, 패트리엇 PAC-3급 이상의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등 요격무기와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무기도 도입된다. (2009. 6. 27. ‘북 정권 붕괴에 대비 무기도입 본격 추진’(유용원 군사전문기자))

현재도 무기수입액수에서 세계 순위 6위라는 한국이, 이른바 자신들이 조장한 “북핵과 미사일”을 구실로 얼마나 많은 인민들의 피와 땀을 무기에 탕진할지 생각하면 끔찍스러울 뿐이다.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무기도 도입된다”는 구절에서는 현재와 같은 긴장이 초래되는 근본원인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군수자본에게 희소식은 한국에서만 들려오는 것이 아니다. 7월 13일 『중앙일보』기사를 보자.

일본 집권 자민당이 미국에게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 판매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2일 보도 했다. ...

우경화에 따라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해 온 일본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반드시 F-22로 결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일본 ‘F-22 사고야 말겠다’/ 자민당, 오바마에 판매 촉구 서한 보내기로’(도쿄=김동호 특파원))

이들 또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며 제국주의적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제국주의가 세계적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한, 그리고 ‘미-일-한 동맹’이 존재하는 한, 반도 땅에는 침략전쟁에 대한 공포, 야만적인 폭력, 인민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