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노동자들의 옥쇄파업투쟁이 한 달 가량 진행되고 있다
상층 관료들의 관료주의적인 작태를 뚫고,
쌍용차 투쟁을 승리로 이끌자!
노동자공동투쟁
7월 25일 평택역 노동자대회는 공권력의 무자비한 침탈로 인해 분쇄되었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내부의 상층 관료들의 관료주의적이고 기만적인 작태도 이날 진격투쟁을 맥 빠진 패배로 마무리하게 되는데 일조했다.
7월 25일 노동자대회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7월 25일 노동자대회는 야만적인 이명박 정권의 폭력경찰에 의해 봉쇄되어 처절한 결사항전을 계속하고 있는 쌍용차 동지들을 구출하고 엄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집회였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적인 상황에서 결사항전을 계속하고 있는 쌍용차 동지들에게 이날 집회는 어쩌면 마지막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지난 22일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와 마찬가지로 폭력경찰의 미친 듯한 탄압과 토끼몰이 공세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다가 수십 명의 연행자를 내고 마무리되었다.
쌍용차 공장 앞으로의 행진을 거부한 민주노총 지도부
민주노총 임성규위원장은 “위원장인 내가 오늘 집회와 행진을 주도한다. 오늘만큼은 위원장의 통제에 따라 달라”고 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주도하고 통제하는 집회와 행진은 법원4거리에서 갑자기 멈췄다. 법원4거리에서 갑자기 멈춘 민주노총 깃발은 “공장으로 진격하자”는 노동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수십 개의 단체 깃발과 학생 대오 깃발이 선두에 멈춰선 민주노총 깃발을 제치고 앞으로 행진하면서 공장 앞으로 계속 행진할 것을 요구했지만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깃발은 요지부동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행진을 주도하는 민주노총 지도부는 법원4거리에서 행진이 멈춘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다. 행진 도중에 집회 대오 내부에서 민주노총 관료들과 집회 참가 노동자들이 한참이나 격렬하게 싸우는 상황에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민주노총은 수백, 수천 노동자들의 강력한 항의와 분노에 마지못해 공장으로 행진해가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해명을 하지 않았지만 일부 활동가들의 전언에 의하면 민주노총이 법원4거리에서 행진을 멈춘 이유는 노사정간담회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쌍용차 자본이 이날 노동자대회에서 폭투가 있으면 더 이상 노사정간담회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했기 때문에 노사정간담회를 개최하기 위해 법원4거리에서 평화적 행진으로 마무리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노사정간담회는 쌍용차 자본의 일방적 거부로 인해 노사정간담회는 무산됐다. 이러한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자본의 태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대회를 평화적으로 개최하고 다음에 노사정간담회가 열린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쌍용차 자본은 노사정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경찰이 공장을 완전 포위하고 쌍용차 동지들이 물과 식수, 의약품이 중단되는 철저한 고립과 고사상태에서 자본이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어서 그러한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지도부는 노사정간담회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먼저 자본과 정권에 비해 힘의 절대적인 열세에 있는 상태를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굴욕적이고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노사정간담회의 결과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항복선언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쌍용차 동지들이 완전한 고립상태에서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힘의 절대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강력한 공장진입투쟁과 총파업을 확산하는데 전력을 다 쏟아야 하는 것 아닌가? 최소한 이 상태에서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투항적 교섭이 아니라 공권력이 철수한 상황에서 교섭이든 간담회든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날 법원4거리에서의 행진 중단이 노사정간담회를 구걸하기 위해서였든 아니면 식수를 전달하는 조건으로 멈췄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관료주의적인 단지 이날뿐이 아니었다. 법원4거리에서의 이유 없는 행진중단은, “공권력이 투입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도장부 침탈이 되기 전에는 공권력 침탈이 아닌 듯 실질적인 투쟁을 회피하고 양보안을 제출하고 설득하던 그 동안의 관료주의적이고 기만적인 작태의 연장선에 있다.
중재자로 전락한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
쌍용차지부 한상균지부장은 인터뷰에서 “15만 금속노조 수장으로 정갑득 위원장이 이 문제에 나서고 있지만 정치인과 마찬가지로 중재자의 모습을 보일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금속노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주체적으로 투쟁을 조직하는 게 산별노조의 역할이다. 공장을 사수하고 있는 사람들 눈에는 정 위원장이 중재자 역할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노골적으로 정갑득 위원장을 비판했다.
대중조직의 지부장이, ‘노동과 세계’, ‘미디어 충청’, ‘민중의 소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공동보도한 공식 인터뷰에서 상급단체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는 것은 쌍용차 동지들이 상급단체 지도부들의 관료주의적 작태에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상균지부장의 말대로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은 부르주아 정치인과 같은 중재자의 모습으로 전락했다. 산별노조 위원장이 노자간의 물러날 수 없는 전쟁에서 이와 같은 거간꾼으로 전락했는데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가 있는가?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장 앞으로 진격해서 투석전을 벌리다가 퇴각한 뒤에 법원4거리에 또 다시 노동자들이 전열을 정비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 한 간부는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의 공식 지침을 따르지 않아서 이렇게 투쟁이 깨졌다는 식의 망발을 하였다. 또 다시 노동자들의 강력한 항의가 있자 민주노총 신승철 사무총장이 대신 나와서 간부의 망언을 사과하고 민주노총에서 공장 진격투쟁을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진격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집회 대오 상당수가 빠져나간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죽봉으로 무장하고 공장 앞으로 다시 진격투쟁을 했다. 그러나 갑자기 대오를 멈추게 하고 민주노총은 행진중단을 선언하고 철수해버렸다.
이날 노동자대회에서는 민주노총 상층 관료들의 관료주의적 작태가 얼마나 비열하고 기만적인지 노골적으로 폭로됐다. 그 동안의 금속노조 결의대회와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는 철저하게 고립된 쌍용차 동지들에게 힘을 주는 집회가 아니라 도리어 맥 빠지게 하는 집회의 연속이었다.
관료들에 대한 분노를 딛고, ‘주체적으로 투쟁을 조직하자!’
지금 금속노조 내부에서는 기업지부 해소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물론 조직형식상의 논리로 보면 기업지부를 해소하고 지역지부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금속산별 완성 대의원대회가 있고 나서 수년이 지난 지금 금속노조는 중앙교섭을 기만적으로 종결해왔다. 관료주의적이고 조직형식적으로 만들어져왔던 금속노조는 노동자투쟁의 무기가 아니라 교섭기구로 전락해왔다. 단위지부의 반노동자적 행위에 대해서도 금속노조는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하이닉스 비정규직 투쟁 때처럼 금속노조 중앙의 관료들 스스로 직권조인을 저질러 왔다.
쌍용차 투쟁을 방기한 채 벌이지고 있는 기업지부 해소를 둘러싼 논란은 산별노조 건설 시기 때처럼 조직형식상의 논의에 빠지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쌍용차 투쟁을 적들의 포위망 속에 고립시키고 패배로 몰아가면서 완성되어 가는 산별노조는 노동자투쟁의 무기가 아니라 관료들의 소굴밖에 되지 않는다.
25일 노동자대회에서 쌍용차 동지들은 관료들한테 기만당했다. 하지만 실망감과 분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쌍용차 동지들은 여전히 결사항전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 나흘간 계속되었던 사측과의 교섭이, 사측의 일방적인 교섭 결렬 선언으로 중단되었다. 이것도 모자라 사측은 공개적으로 도장 공장에 대한 폭력 진압을 정부에 요구하며, 자신들도 도장 공장으로 진격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다. 또한 공장의 전기까지 끊어버렸다.
쌍용차 동지들은, 지금 한국의 노동 운동을 다시 쓰고 있다. 동지들은 정부와 사측의 이 같은 살인적인 탄압에도, 굳건한 동지애로 서로를 지지하며 영웅적 공장점거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동지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이제 우리들이, 쌍용차 동지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어야 한다.
전투적 활동가들이 쌍용차 연대 총파업이 조금이라도 더 자본에 타격을 가하는 실질적인 파업이 될 수 있도록, 파업이 확산되고 완강하게 진행되도록 투쟁해야 한다. 거듭되는 상급단체의 관료주의적 작태에 실망하고 절망하면서도 떨쳐버리고 또 다시 결사항전을 계속하는 쌍용차 동지들처럼 또 다시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고 조직하자! 그리고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