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계급배신적인 선거연합을 규탄한다!

노동자공동투쟁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이른바 노동자 민중을 참칭하는 진보정당의 추악한 의회주의적 실체가 고스란히 까발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몰계급적이고 노동자 민중에 대한 배신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몰계급성과 배신적 행위는 민주노동당처럼 진보대연합을 통한 민주대연합에 비중을 두던, 진보신당처럼 진보대연합에 좀 더 비중을 두던가에 상관없이 의회주의 환상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는 도찐개찐에 불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허울 좋은 진보대연합의 명분마저도 내던지고 노골적으로 부르주아 야당과의 무원칙한 선거연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에서 운운하던 ‘가치의 연합’이라는 명분도 이제는 야5당의 선거공조라는 이름하에 내팽개쳐지고 있다.

지난 2월 16일 야5당과 함께 선거연합을 주도해오던 시민사회단체인 ‘희망과 대안’은 선거연합에서 공동으로 내세울 수 있는 선거강령과 정책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 강령과 정책에서는 비정규직의 문제나 한미FTA, 파병 반대 등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사활적인 요구가 빠져 있었다. ‘희망과 대안’은 연합선거의 중심에 있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배려하여 다 같이 합의할 수 있는 공동의 정책을 내건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이나 다 같이 김대중, 노무현정권 당시의 집권 세력인데 이들에 의해서 비정규직법 개악과 한미FTA 협상, 파병 등이 추진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권 세력으로서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정책을 추구해왔던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자유주의 부르주아 정치세력인 창조한국당, 그리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다 같이 합의할 수 있는 공통의 선거강령과 정책은 무엇인가? ‘희망과 대안’에서는 야5당이 합의할 수 있는 선거강령의 최대공약수를 ‘민생과 사회복지’로 압축하여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3대 정책방향으로 ‘민주주의 정상화와 지방자치 혁신’, ‘소수 특권층, 기득권층만을 위한 사회에서 국민 다수가 행복한 사회로’, ‘토건사업 경제에서 사람 중심 경제로’를 제시했다. 5대 정책과제로는 ‘균형‧혁신’, ‘고용‧성장’, ‘복지‧안전’, ‘교육‧문화’, ‘도시‧환경’ 등을 제안했다.

이 야5당이 합의할 수 있는 공통의 요구는 무엇인가? 바로 김대중정권과 노무현정권의 선거강령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내용인 것이다. 과연 비정규직과 한미FTA, 파병 등 노동자 민중의 사활적이고 구체적인 요구를 제외한 ‘민생과 복지’는 김대중, 노무현정권이 집권 시절에 추진했던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정책과 무엇이 다를 수 있는가? 이미 김대중정권에서도 ‘생산적 복지’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 추진돼 왔고, 노무현정권 역시 김대중정권의 충실한 계승자에 다름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체적 요구를 제외한 ‘민생과 사회복지’는 이명박정권이 말하는 중도서민 정책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를 수 있는가?

애초부터 민주노동당은 야5당의 선거연합이 될 수 있다면 비정규직의 문제나 한미FTA, 파병 등 구체적이고 민감한 문제는 내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진보신당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빼고는 ‘가치의 연합’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에서는 이러한 공통의 선거기조가 발표되자 지난 10일 야5당이 합의한 ‘복지와 교육 체계의 획기적 개조/비정규직법 개정/통상정책 등에서 비전을 공유하고 차이를 좁히기 위하여 노력한다’는 합의 수준보다도 후퇴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신당이 말하는 ‘가치의 연합’의 그 가치는 노동자 민중의 사활적인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진보신당은 오히려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는데 관심을 집중하기보다는 선거연합에서 민주당으로부터 수도권과 호남에서 얼마나 되는 핵심 선거구를 양보 받을 수 있는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신들의 강령이나 정책적 가치가 약화되는 것을 반대하는 투쟁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선거구제의 문제, 후보 선출의 문제 등 선거연합의 절차와 방식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보신당은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광주에서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일방적으로 바꾼 점에 대해서 야당의 공조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이미 선거연합에서 모든 관심은 ‘가치의 연합’에서 무슨 가치를 내걸 것인가가 아니다. 선거연합이 무산된다면 가치를 둘러싼 차이 때문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현재 선거연합의 핵심 쟁점은 민주당으로서는 얼마나 적게 양보하느냐이고, 다른 야당은 민주당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양보를 받아낼 것인가에 있다.

배신적인 선거연합이 이명박을 타격하는 유일한 길인가?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이명박 정권 아래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선거연합만이 이 정권을 심판하는 유일한 것이다. 시대의 요구와 국민의 열망을 거스르는 그 어떤 정치세력도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선거연합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민중의 소리 논평, “선거연합만이 이명박 정권 심판의 유일한 길”)

이 정도 되면 선거연합은 시대정신이 되었고, 선거연합을 거부하는 세력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반역사적인 세력이 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주장은 민주당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선거연합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주장이다. 이 정도 되면 선거에 대한 심각한 중독증, 선거병에 다름 아니다.

과연 선거연합만이 이 정권을 심판하는 유일한 길인가? 선거는 이명박에 저항하는 하나의 주요한 계기나 수단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일시적으로 부르주아 야당과 협정을 맺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자신의 독자적 요구와 강령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 또한 부르주아 야당에 대한 정치적 폭로를 조금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몰계급적이고 노동자 민중에 배신적인 선거연합은 독점자본의 정권인 이명박의 본질을 폭로하지 못하고 독점자본의 또 다른 대변자인 자유주의 부르주아 세력만을 강화시키면서, 독점자본의 지배에 근본적인 타격을 가하지 못한다. 이명박을 ‘심판’하는 가장 유력한 길이 선거가 될 수는 없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해서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프랑스 등 전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총파업과 대중투쟁의 물결을 보라! 유럽의 노동자들은 선거가 아니더라도 대중투쟁의 전진을 통해서 공황의 위기를 노동자 민중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지배계급에 맞서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말살 정책과 노동법 개악, 비정규직 확대, 수백만의 실업과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정리해고 공세와 임금삭감 등의 공세에 맞서 총파업을 조직하고 위력적인 가두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지금 현 시기 노동자 민중의 주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이 대중투쟁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계기, 더 크게 의미를 둔다고 해도 주요한 계기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에서는 현 시기 이명박정권의 노동자 민중 공격에 맞서 실업반대, 정리해고 반대,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개악 반대, 노조말살 규탄, 철거반대, 농민의 생존권 보장, 제국주의적인 군대 파병 중단 등 노동자 민중의 가장 첨예하고 사활적인 요구를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

선거를 이러한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독점자본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이명박정권과 한나라당을 근본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선전‧선동의 공간, 조직화의 수단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선거는 이명박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폭로와 타격, 노동자 민중의 진정한 정치적 조직화와 계급의식으로의 무장을 위한 계기를 만드는 활용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선거가 부르주아 야당과의 몰계급적인 선거연합, 선거야합으로 나타나면서 노동자 민중의 계급적 독자성과 자주성을 약화시키고 대중투쟁전선을 조직하는데 해악을 끼치고 있다면 이러한 배신적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노동자 민중에 대한 배신적 행위를 일삼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몰계급적인 선거연합을 규탄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더 이상 노동자 민중의 정당임을 참칭하지 마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배신적인 선거연합을 폭로하고 이것이 의회주의, 개량주의의 필연적인 결과임을 알려내자! 대중투쟁 전선을 강화함으로써 이명박과 한나라당에 대한 진정한 타격을 가할 수 있도록 조직하고 투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