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렸다. 국회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부터 지금의 정당해산까지의 과정은 지배세력이 스스로 민주주의라 말한 것을 파괴하는 과정이었다. 국정원의 매수와 사찰을 통한 공작에서 시작하여, 보수언론을 통해 공존할 수 없는 미치광이들로 매도한 후, 사법기관의 증거와 법리로 뒷받침되지 않는 판단이 이어졌다. 이렇게 박근혜 정권의 설계는 민주주의의 철저한 파괴 속에서 별 차질 없이 현실화되었다.그리고 이 과정에서 테러를 주장한 적 없는 정당은 해산되었으나 실제 테러범은 영웅으로 치켜세워졌고, ‘진보적 민주주의’를 주장한 정당은 해산되었으나 ‘법으로 안 되는 일을 해결하겠다’는 극우 테러주의 단체는 부활하였다.
그들은 더 이상 민주주의의 원칙으로 제시되는 3권 분립이 허구적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을 만큼 단호하고 자신만만하다. 그들이 정당해산이라는 민주주의 파괴를 통해 단호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노동자민중운동의 해산이다.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정책은 지금까지의 노동자민중운동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통합진보당의 강령이 헌법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노동자민중운동의 요구조차 이 땅에서 허용될 수 없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해고요건완화, 비정규직법 개악, 의료민영화, 연금개악 등 한줌 지배세력의 이익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들은 국가권력에 의해 해산되어야 한다는 노골적인 선언인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을 계기로 노동자민중운동에 대한 물리적, 이데올로기적 공격은 더 강해질 것이다. 이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은‘저들끼리 공명정대한 민주주의’의 회복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운동의 힘이다. 정당해산과정에 동조하거나 팔짱 끼고 있던 ‘민주주의 세력’들에 대한 모든 헛된 기대와 연계를 거두고 노동자민중운동의 투쟁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할 때다.
2014년 12월 19일
사회주의노동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