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대선후보 검증위원회 성명]

유승민은 '사드 배치, 여가부 폐지, 위안부 문제'에 답하라

1.

19대 대선후보로 호명되는 유승민 의원(이하 유승민)은 지난 14일 고체연료 추진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발사 등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2~3개 포대를 추가 도입해 방어하자”고 밝혔다.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남북은 물론 미·중 등 국제관계에서도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엄중하게 지탄받아야 한다.

한편,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 미사일은 지난해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을 지대지 미사일로 개량한 것으로 핵투발 수단의 진일보는 가져왔지만, 이를 통해 남쪽을 향해 고각으로 미사일을 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한다. 사드의 요격 고도를 피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수언론들은 ‘안보 불안’을 내세워 사드만이 대안인 것처럼 큰 목소리로 외친다. 같은 맥락에서 유승민의 주장에서 심정적인 ‘안보 불안’을 제외하면 사드 추가 도입에 대한 기술적인 논거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이 사드 반대를 강력하게 원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거액의 혈세를 투입해 왜 민의에 반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2.

유승민은 지난 16일 “여성가족부가 제 역할을 못하므로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여성들이 여성부가 있는 것을 굳이 꼭 좋아하시는지도 잘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여성의 근로 현장에서 여성의 직접적인 문제와 관련된 부분, 차별이나 이런 부분은 고용노동부나 보건 복지부에서 많이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강화된 데에는 초기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출신 장관들의 역할이 컸다. 한명숙(뇌물수수 혐의로 수감 중)은 여연 4대 대표에 여성민우회 회장 출신이며, 지은희는 여연 5~6대 대표를 역임했다. 그리고 장하진은 충남여성민우회 대표와 여연 정책위원을 지냈다. 물론, 민주적 원칙과 능력에 따른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여성들을 희생자(피해자)로 일반화하여 엘리트 여성들의 정치적 디딤돌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시행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법제도는 급진/근본주의 페미니즘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변호사가 1년 반 동안 접한 이른바 ‘억울한 성범죄’ 사안이 1천 건에 달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성 적대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연일 분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지금 법사위에는 더민주당 정춘숙 의원 등 11인에 의해 발의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일명 꽃뱀보호법 혹은 꽃뱀유도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무고 유예’를 강제하려는 점에서 반민주 악법이다. 법적으로 ‘피해자 중심주의’를 관철시키려는 각종 시도들에 대해 노동과 복지의 관점에서 유승민의 견해를 바란다.

3.

16일 유승민은 2005년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합의가 안 되면 10억 엔을 돌려주고 폐기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모든 역사의 잘못과 반인륜적인 그것은 일본이 앞으로 계속 안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와 보·배상을 논하려면 사실관계부터 따져야 한다.

먼저, 지원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명칭에도 나와 있듯이 정신대(조선여자근로정신대)와 위안부를 마구 섞어 얘기하면 애초 피해규모를 산정할 수 없으므로 개념정리부터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2013년 1월 싱가포르 정부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평화비 '소녀상'을 과거 싱가포르 위안소 자리에 세우자는 정대협의 요청을 거부한 점이 주목된다. 일제식민지 아래 조선인이 강제 동화됐지만 어쨌든 일본인의 2등 국민으로 일본과 함께 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냐는 문제의식이다. 이는 태평양 전쟁 당시 침략당한 나라와 동격이 될 수 없다는 관점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는 김영삼·김대중 정부가 일본에 더 이상 보·배상을 청구하지 않고 피해자 할머니들을 우리가 모시겠다는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실제 정부는 지금까지 중앙 및 지자체 예산으로 할머니들의 생계 및 의료지원에 나서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한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등을 수렴하는 선에서 더 이상 외교상 결례를 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이 주한일본대사를 소환한지 40일이 넘었다. 한일 통화스와프(currency swaps) 협상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유승민은 다음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〇 정신대와 위안부를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는가?

〇 싱가포르의 소녀상 건립 거부에 반론할 수 있는가?

〇 김영삼·김대중 정부의 위안부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〇 위안부 합의를 폐기함으로써 한일 외교관계를 풀 수 있다고 보는가?

2017년 2월 23일

대선후보 검증위원회

** 대선후보 검증위원회(전 이재명 검증 대책위원회)는 진보적인 노동운동가 · 시민운동가 · 언론인 · 법조인 등의 인사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이재명 뿐만 아니라 기타 후보들에 대한 검증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검증의 범위를 전 후보로 확대하였다.(참조: 페이스북 #대선후보 검증위원회)